02
08
728x90
반응형

 

 

 

 

 

 

 

 

 

 

라라랜드(2016)

La La Land

로맨스/멜로/뮤지컬

2016.12.07 개봉

128분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데미안 샤젤

주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존 레전드

 

 

 

 

 

 

 

 

 

 

 

 

 

 

※다수의 스포일러와 영화의 전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의 영화는 2016년도에 개봉해 아직까지도 재개봉을 하며 끊임없이 사랑받는 영화 <라라랜드>다. <라라랜드>는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이 영화의 감독인 '데미안 샤젤' 감독은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데미안 샤젤' 감독은 젊은 나이네 <위플래쉬>로 이름을 알리고 <라라랜드>로 그의 커리어의 정점을 찍음으로써 최연소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게 된다. (추가로 City of Stars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여주인공인 '엠마 스톤'은 여주주연상을 수상한다. 이외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싹쓸이했다.)

특히 <라라랜드>는 글쓴이 본인의 인생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줄거리

 

영화의 오프닝

 

영화는 다섯 개의 큰 틀로 나뉘어있다. 첫 번째는 화창한 LA의 겨울이다.


WINTER

 

 

♪Another Day Of Sun♪

 

꽉 막힌 고가도로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뒤로 정체된 차 안에서 오디션 대본 연습을 하고 있는 '미아'(엠마 스톤), 그리고 그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미아'는 그런 '세바스찬'에게 중지 손가락을 날리고 '세바스찬'은 고개를 저으며 지나쳐간다. 이게 두 사람의 첫 만남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내 한 카페의 직원인 '미아'는 일하는 도중 잠시 잊고 있었던 오디션이 떠올라 병원 핑계로 카페 매니저에게 둘러댄 뒤 허둥지둥 빠져나온다. 그러다 커피를 들고 있던 손님과 부딪혀 옷에 커피를 묻힌 채로 오디션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오디션 결과는 역시 좋지 않았고 그날 밤 친구들의 꼬드김에 이끌려 혹시 새로운 인연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파티에 참석한다.

 

♪Someone in the Crowd

 

하지만 역시 그곳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달리 인연은커녕 타고 온 차까지 견인된다. 결국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던 '미아'는 한 레스토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이끌리듯 안으로 들어간다.

 

영화의 시간은 다시 '미아'와 '세바스찬'이 처음 마주했던 고가도로 장면으로 돌아가고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세바스찬'은 재즈 뮤지션을 꿈꾸지만, 정통 재즈에 대해 몰라주고 급격하게 변하는 재즈의 트렌드에 안타까워하며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세바스찬'의 누나는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사는 '세바스찬'을 안타까워하며 여자를 소개해주려 하지만 그마저도 재즈 때문에 거절한다.

 

고용주가 하라는대로 하는게 당연한건데 자신이 합의했다는 말로 '세바스찬'이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치는 일을 하는 '세바스찬'은 진정한 재즈보다는 캐럴 연주를 요구하는 레스토랑 오너 '빌'(J.K. 시몬스)과 대립하다가 승복하고 다시 복귀했다. 하지만 결국 피아노 앞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재즈 연주를 하고 만다.

 

 

♪Mia & Sebastian's Theme♪

 

결국 해고당한 '세바스찬'은 피아노 소릴 듣고 들어온 '미아'가 연주에 대한 칭찬을 함에도 무시하고 어깨를 툭 치며 지나간다. (이게 그들이 기억하는 그들의 첫 만남이다.)

 


SPRING

 

 

 

시간은 으로 흘러간다. 한 파티장에 간 '미아'는 친구에게 시나리오 작가 '카를로'를 짧게 소개받고 자리를 뜨는데 파티장 한편에서 밴드 공연을 하는 '세바스찬'을 발견한다. '미아'는 촌스러운 복장을 입고 연주를 하는 '세바스찬'을 놀리는 듯 곡을 신청하고 그 곡에 맞춰 열정적인 춤을 춘다. 그 후 그들은 대화를 하는데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파티가 끝난 저녁, 소개받았던 '카를로'에게 붙들린 '미아'는 차키를 찾아 파티장을 벗어나던 '세바스찬'에게 아는 척을 하며(이름을 몰라 '조지 마이클'이라는 이름을 지어내 부른다.) 자신의 차키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카를로'에게서 벗어난 '미아'는 '세바스찬'과 함께 자신의 차를 주차한 언덕 위 주차장까지 함께 걸어간다.

 

♪A Lovely Night

 

둘은 언덕 위에 올라 멀리서 지는 노을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 듯 함께 춤을 추고 투닥대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며 밀당을 시작한다. 분위기가 정점을 찍어가는 순간, '미아'의 남자친구의 전화가 걸려오고 둘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한다.

 

하지만 다음날 '미아'가 일하는 카페로 용케 찾아온 '세바스찬'은 '미아'의 쉬는 시간에 맞춰 대화를 나누기로 한다. (영화 상 쉬는 시간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퇴근인 것으로 보인다.) 둘은 스튜디오를 거닐며 '미아'의 배우 지망 스토리와 변해가는 재즈 트렌드에 대한 '세바스찬'의 아쉬움을 나눈다. 그러다 재즈 이야기에 '미아'는 갑작스럽게 재즈가 싫다는 고백을 하고 충격을 받은 세바스찬은 'The Lighthouse Café'라는 재즈바로 그녀를 데려간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즈의 철학과 재즈를 살리겠다는 본인의 의지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그러던 중 '미아'에게 오디션 제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 오디션과 관련 있고 도움이 될만한 영화가 '리알토 극장'에서 상영 중이라며 '세바스찬'은 연구목적으로 '미아'와 약속을 잡는다. (사실상 데이트)

 

 

'미아'와 재즈바 문 앞에서 헤어진 '세바스찬'은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거닌다.

♪City of Stars (Pier)♪

 

'미아'의 오디션은 또다시 잘 풀리지 않았지만 집으로 가던 길에 '리알토 극장'을 발견한 '미아'는 '세바스찬'과의 약속을 떠올리고 집으로 돌아가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때 '미아'의 남자친구 '그렉'이 '미아'를 데리러 오고 '미아'는 '그렉'의 형 커플과 저녁 식사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어쩔 수 없이 식당에 갔지만 '미아'는 대화에 집중도 안되거니와 일적인 얘기만이 계속되었기에 '미아'는 그 자리를 어색해하고 불편해한다. 그러던 중 식당 내의 스피커에서 '세바스찬'이 연주했던 피아노 연주('Mia & Sebastian's Theme')가 흘러나오고 이내 '미아'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식당을 뛰쳐나와 '리알토 극장'으로 달려간다.

 

불쌍한 '그렉'..

'미아'를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결국 홀로 극장으로 들어간 '세바스찬'은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뒤를 돌아보며 '미아'를 찾는다. 그러다가 스크린 앞에서 자신을 찾는 '미아'와 서로를 발견하고 드디어 합석한다. 분위기가 고조되고 둘은 손을 잡는 데 성공하고 입을 맞추려는 순간 갑자기 영사기의 필름이 타버리는 바람에 영화 상영이 중단된다. 그러자 '미아'는 자기에게 생각이 있다며 '세바스찬'과 그들이 보던 영화에 등장한 '그리피스 천문대'로 간다.

 

♪Planetarium

 

아름다운 은하수 속에서 춤을 추고난 뒤 둘은 키스를 한다.


SUMMER

 

 

 

일인극 대본을 쓰고 있던 '미아'의 집 밖에서 '세바스찬'은 경적을 울려 '미아'를 부르고 그들의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며 여름이 시작된다.

 

'The Lighthouse Caf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들 앞에 '세바스찬'의 학교 동창인 '키이스'(존 레전드)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키이스'는 '세바스찬'에게 자신의 밴드에 키보드 연주자가 필요하다며 '세바스찬'에게 자리를 제안하지만 '세바스찬'은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다.

 

그날 밤 '미아'는 '세바스찬' 앞에서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쓴 일인극을 보여주고 이에 '세바스찬'은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는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눈다. '세바스찬'은 재즈바를 오픈해서 정통 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고 '키이스'와는 서로 맞지 않는 목표와 스타일 때문에 껄끄럽게 대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세바스찬'은 '미아'가 그녀의 엄마와 통화하며 남자친구에 대해 듣는 잔소리와 그래도 그는 멋진 사람이라고 포장하는 통화를 듣고 그의 현실은 이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아'의 통화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는 '세바스찬'

결국 '세바스찬'은 '키이스'의 밴드인 '메신저스'의 키보드 연주자로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맞춰보는 합주에서 '키이스'가 임펙터를 이용해 까는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듣고 재즈의 정통성 앞에서 수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 앞에 '세바스찬'은 타협해버리고 만다.

'미아'가 '세바스찬'의 집에 돌아오니 '세바스찬'은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고, '미아'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City of Stars을 연주하기 시작하고 둘은 노래를 같이 부른다.

 

♪City of Stars

 

음악이 나오는 중간에 등장하는 동거를 시작함과 동시에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이러니함을 이룬다.

꽉 찬 객석과 폭발적인 함성이 들려오는 가운데 '메신저스' 첫 공연이 시작된다. '키이스'의 노래에 이어 독주를 펼치는 '세바스찬'을 바라보는 '미아'는 자신에게 틀에서 벗어나 진짜 원하는 꿈을 따르라고 했던 '세바스찬'이 그가 추구하던 정통 재즈와는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당황스러워하고 이내 표정이 어두워진다.

 

?


FALL

 

 

다른 시퀸스와 다르게 검은 화면이다. 그들의 갈등과 추락(fall)을 암시하고 있다.

장면은 가을로 전환된다. 밴드의 성공으로 곳곳에 투어 활동을 하느라 바쁜 '세바스찬'과 조금은 소원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 '미아'. 문득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보고 싶다며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세바스찬'이 먼저 집에 와서 서프라이즈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주하며 식사를 하는 두 사람. 하지만 대화는 하면 할수록 알게 모르게 쌓여온 상처들을 긁기만 했고 꿈과 사랑, 그리고 현실의 괴리감에 마주한 그들은 서로에게 모질게 말한다. 결국 '미아'는 뛰쳐나가고 오븐 안의 요리는 새까맣게 타버린다.

 

과거의 '세바스찬'이 추구하던 정통성과 상반된 발언이다.

'세바스찬'은 '미아'의 첫 공연 날에 맞춰 밴드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가려는데 '키이스'가 화보 촬영이 예정되어 있다며 그의 길을 막는다. 결국 스케줄에 발목 잡힌 '세바스찬'은 초조한 마음으로 촬영을 하고 사진기사가 연주를 해보라는 요청에 'Mia & Sebastian's Theme'를 연주한다.(이 곡이 들리자마자 '그렉'과의 식사 자리를 박차고 나온 '미아'와 대조되며, 세바스찬은 끝까지 촬영 현장을 지킨다.)

 

같은 시각, 미아의 공연은 막이 내리고 객석에 불이 들어오지만 자신의 룸메이트들을 비롯해 열명이 채 되지 않는 관객들과 공허한 박수소리에 '세바스찬'은 오지도 않았다. 게다가 대기실 밖에서는 '미아'를 혹평하고 조롱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뒤늦게 '세바스찬'이 도착해 '미아'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이미 상처는 받을 대로 받고 좌절감에 빠진 '미아'는 자신의 고향인 볼더시티로 돌아가버린다.

 

 

'미아'가 떠나고 외로이 침대에 누워 있는 '세바스찬'에게 '미아'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미아'는 이미 떠나버렸기에 적당히 끊으려 했지만 발신자가 캐스팅 디렉터임을 알고는 벌떡 일어난다. 디렉터의 오디션 제의 소식에 '세바스찬'은 곧장 '미아'를 찾아 볼더시티로 향한다. '미아'를 찾아간 '세바스찬'은 소식을 전하고 더 이상 오디션을 보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다짜고짜 희망감을 주면서 내일 데리러 올 테니 나오라고 말한 뒤 떠나버린다.

 

다음날 아침,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미아'가 나오질 않아 '세바스찬'은 그냥 떠나려 하는데, 미아가 간발의 차로 도착한다. 오디션장에 도착한 '미아'는 '세바스찬'의 응원을 받으며 오디션장에 들어간다.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 뒤, 자신만의 스토리를 보여달라는 디렉터의 말에 '미아'는 자신의 이모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미아'는 오디션을 마치고 나와 '세바스찬'과 그리피스 공원에서 오디션에 대해 그리고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미아'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세바스찬'은 '미아'가 이번 오디션에 붙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미아'에게 말하며 자신 또한 꿈이었던 재즈바를 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둘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는 '미아'의 질문에 '세바스찬'은 앞서 했던 확실한 대답과는 달리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고 답한다.

 


WINTER After 5 Years

 

 

할리우드 스타가 되어 꿈을 이룬 '미아'는 과거 자신이 일하던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의 카페에서 들려 음료를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을 들어서자 '미아'의 남편 '데이비드'와 딸이 그녀를 맞이한다. (남편은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남자였다.)

 

'미아'는 그날 저녁 친구의 공연에 가기 위해 아이를 보모에게 맡기고 '데이비드'와 집을 나선다. 하지만 도로가 너무 막혀 그냥 다음 공연 때 가기로 하고 식사를 위해 샛길로 빠져나간다. 식사를 마치고 차에 타려던 '미아'를 '데이비드'가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 바에 한번 가보자며 부른다. '데이비드'에 손에 이끌려 따라간 '미아'는 바의 입구에 붙어있는 Seb♩s(셉스) 로고(오래전 자신이 디자인하여 '세바스찬'에게 선물했던 로고다.)를 보고 놀란다. '데이비드'와 자리를 잡고 무대를 바라보자, '세바스찬'이 나타나 뮤지션들을 한 명씩 소개하고 그도 '미아'를 발견하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미아와의 첫 만남을 이끌었던 곡인 'Mia & Sebastian's Theme'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Epilogue

 

연주가 시작되고 상상이 시작된다. 그 상상 속의 인생은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하는 삶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아'의 상상인지 '세바스찬'의 상상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 어쩌면 이런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거란 장치다.

 

바를 나가던 '미아'는 뒤를 돌아보고 '세바스찬'과 눈이 마주친다.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주는 '세바스찬'과 그에 안도하여 함께 미소 지어주는 '미아'는 마침내 제대로 된 둘만의 끝맺음을 한다.

 

해석 및 평가

꿈 사랑 현실


먼저 이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 말하며 시작하겠다. 'La La Land'의 의미는 '몽상' 또는 '꿈의 세계'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서 'Live in La La Land'는 '꿈속에서 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할리우드가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의 별칭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이루지 못하는 꿈으로 이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오디션을 보는 족족 낙방하는 '미아'(왼쪽) / 삼바 타파스와 섞여버린 재즈 카페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세바스찬'(오른쪽)

'미아'는 배우라는 꿈을, '세바스찬'은 정통 재즈를 지키며 재즈바를 운영하는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꿈 모두 현실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그 이루어지지 않는 꿈을 꾸는 둘은 계속해서 좌절을 맛본다. 그리고 그 좌절의 순간, 그들은 서로를 만난다. 

 

인연은 커녕 차까지 견인된 '미아'(왼쪽) / 본인의 꿈인 정통 재즈를 연주하다가 잘린 '세바스찬'(오른쪽)

무너지는 꿈 앞에 만들어져 가는 사랑은 서로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 무너지는 꿈을 붙잡아주기 시작한다. '세바스찬'이 둘의 사랑을 기반 삼아 꿈의 재건을 시작한다.

 

이 말은 결국 '미아'가 일인극의 대본을 직접 쓰는데 영향을 준다.

오디션을 보기만 하면 떨어지는 '미아'는 변해가는 트렌드 속에서도 굳건히 재즈의 정통성을 지키려 하고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는 '세바스찬'의 모습을 보고 자신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깨닫고 좌절된 꿈을 일으켜 세운다. 또한 그것은 그들의 사랑과 함께 커져간다.

 

하지만 꿈과 사랑과 현실의 병행이란 역시 쉽지 않다. 꿈이 무엇보다 먼저였던 '세바스찬'의 우선순위는 사랑과 현실이 차지하게 되고 자신이 추구하던 소신을 현실 앞에 타협하고 만다.

 

일침을 가하는 '키이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실 앞에는 꿈도 사랑도 없다. '세바스찬'의 진정한 꿈과 열정으로 인해 자신만의 꿈을 위해 나아가던 '미아'는 현실 앞에 무너진 '세바스찬'의 모습 속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서로를 이해해주지 못한 둘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사랑도 점차 무너지게 된다. 약해진 사랑 앞에서 '미아'는 다시 한번 좌절을 맛보고 '세바스찬'이 쌓아줬던 꿈의 기반마저 무너진 채 모든 걸 포기한다.

 

'미아'의 꿈과 사랑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

사랑의 '추락'으로 자신이 타협했던 현실과 과거에 꿈꾸었던 이상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세바스찬'의 삶 역시 '미아'와 다를 게 없다. 그런 그들에게 다시 한번 찾아온 기회. '세바스찬'의 꿈을 가짜로 만들었던 '미아'를 향한 사랑은 진짜였기에 그는 그녀를 찾아가 설득한다. (참고로 LA와 볼더시티는 왕복 8시간인데 '세바스찬'은 설득과 픽업을 위해 두 번이나 왕복한다.)

 

'세바스찬'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장면

다시 꿈의 자리로 나아간 '미아'는 단순히 대본을 외우던 지난 오디션과는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내뱉으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으로 '미아'의 꿈은 다시 세워지기 시작하고 꿈을 저버린 '미아'를 다시 그 무대로 올려준 '세바스찬' 또한 이것을 계기로 저버렸던 꿈인 재즈 카페를 위해 다시 일어선다. 꿈과 사랑이 모두 무너졌던 끝자락에서 비로소 누구보다 사랑했던 꿈과 꿈만 같았던 사랑을 깨닫는 대목이다.

 

세바스찬의 응원으로 용기를 내 '도약'해서 일인극의 이야기를 만들고 실패하자 상처받으며 '추락'했던 미아가 연극에 대한 꿈의 원인이었던 이모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부활'

 

결국 '미아'는 배우가 되고 '세바스찬'은 재즈 카페를 연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마저도 그들의 꿈같은 상상으로, 그리고 서로를 향한 미소로 완성되었다. 꿈은 완성되었을까? 아니다. 그들에겐 여전히 이뤄나갈 꿈들이 있다. 이것이 그들의 결말이 아름다운 이유다.

 

 

<라라랜드>는 극 중 'Audition'이라는 곡의 가사처럼 꿈꾸는 바보들을 위한 선물이다. 그들이 결국 그랬듯 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무너지지 않는다. 또한 모든 것을 희생하고 태워내 이뤄낸 꿈에는 그것들이 담겨있다. 바보처럼 꾸는 꿈(상상)에 그들의 지난 계절이 스쳐 지나가듯 말이다.


The End


 

이 영화의 연출, 음악, 조명 모든 게 완벽하다. 박자에 딱딱 맞추는 편집이나 음악 이상의 대화라고 표현했던 재즈 리듬에 맞춘 카메라 무빙까지. 눈과 귀가 즐겁다. 그리고 조명의 활용도 적지 않다. 갑자기 음악이 시작하자 주인공에게 핀 조명을 쏜다던지, 감정상태에 따라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두 주인공에게 다른 색의 조명을 비춘다던지. 그 모든 것들이 <라라랜드>의 황홀하고도 쓸쓸한 매력을 완성시킨다. 특히 이 영화의 음악은 아직도 내 플레이리스트에 자리 잡고 있다.

 

 

"I just want to dedicate this to dreamers all over the world.”

 

"전 세계의 꿈꾸는 이들에게 이것을 바치고 싶습니다."

 

-CCA에서 데미안 샤젤의 수상소감

 

 

라라랜드(2016)

 

5 / 5

반응형
LIS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