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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1990)

Days of Being Wild, 阿飛正傳

드라마/로맨스/멜로

1990.12.22 개봉

94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장학우, 양조위, 유가령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과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영화는 홍콩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 <아비정전>이다. <아비정전>은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믿음이 없이 살아가는 '아비'의 쓸쓸함을 영화적으로 어둡고 우울하게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나의 첫 홍콩영화다.


시놉시스

(다음영화 참고)

“1분이 쉽게 지날 줄 알았는데 영원할 수도 있더군요.
그는 1분을 가리키면서 영원히 날 기억할 거라고 했어요...”


자유를 갈망하는 바람둥이 ‘아비’는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을 찾아간다. 그는 그녀에게 이 순간을 영원처럼 기억하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기며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결국 ‘수리진’은 ‘아비’를 사랑하게 되고 그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비’는 그녀와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 ‘수리진’은 결혼을 거절하는 냉정한 그를 떠난다. 그녀와 헤어진 ‘아비’는 댄서인 ‘루루’와 또 다른 사랑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도 역시 오래가지는 못한다. ‘루루’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한 ‘아비’는 친어머니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게 된다. 한편, 그와의 1분을 잊지 못한 ‘수리진’은 ‘아비’를 기다리는데…


줄거리

어릴 적 친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입양된 가정에서 양어머니의 보살핌 아래 자라온 '아비'(장국영)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회의감을 갖고 살아간다. 여자를 만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갈아치우는 바람둥이로 그들에게도 깊은 사랑을 회피하는 편이다.

 

그런 '아비'는 도박장 매표소에서 일하는 '소려진'(장만옥)에게 관심이 생겨 그녀에게 매일 찾아가 작업을 걸기 시작한다.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다음날)

 

"어젯밤 꿈에 당신 본 적 없어요."

 

"물론이지. 한숨도 못 잤을 테니."

 

(작업의 완성은 얼굴)

 

'소려진'은 그런 '아비'의 매력에 빠져 결국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되고 만남을 시작한다. 그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낀 '소려진'은 '아비'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데 사랑이고 결혼이고 관심이 없는 '아비'는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쐐기를 박아버린다. 그런 태도에 상처를 받은 '소려진'은 '아비'를 떠나지만 그는 떠나간 사람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아비'는 그 후 우연히 댄서 '루루'를 만나게 되고 이번에는 그녀에게 작업을 건다. '루루' 또한 그의 구애에 넘어가 그의 집으로 따라가는데 무심해 보이는 '아비'의 태도에도 '루루'는 그를 적극적으로 대한다. 둘의 만남은 그렇게 이어지고 하루는 '소려진'이 '아비'의 집에 짐을 가지러 왔다며 찾아온다.

 

사실 '소려진'의 진짜 목적은 '아비'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상처로 가득해 보이는 그녀에게 차갑고 모질게 말하는 '아비'. 그게 그의 본심이었다.

 

"왜 이렇게 나한테 집착하지? 난 독신주의라고. 난 당신을 행복하게 할 수 없어."

 

상실감과 허탈함에 밤거리 한가운데 서있는 '소려진'에게 한 '경관'(유덕화)이 다가온다. 이 대화를 시작으로 '경관'은 여러 차례 '소려진'을 만나고 호감을 갖게 되지만 역시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편, '루루'에게도 싫증이 나기 시작한 '아비'는 결국 그녀도 집에서 내쫓는다. 슬픔에 빠진 '루루'는 '소려진'을 찾아가 그녀의 탓을 해보기도 하고 '아비'의 어머니를 찾아가 그에게 말을 전해달라고도 하지만 풀리는 것도, 남는 것도 없이 더 비참해질 뿐이었다.

 

'아비'의 양어머니는 '아비'의 친어머니에 대한 정보를 일절 주지 않았는데 '아비'와 살면서 쌓인 정 때문에 그를 잃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캐묻는 '아비'에 못 이겨 친어머니가 필리핀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아비'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필리핀으로 떠난다.

 

한편, '루루'에게 전부터 관심을 보이던 '아비'의 친구는 '아비'가 떠나자 '루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여전히 '아비'를 잊지 못하는 '루루'는 그 친구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다. '아비'의 친구는 결국 '아비'가 넘겨준 차를 팔아 그 돈을 '루루'에게 건네주며 필리핀으로 '아비'를 찾아가라고 말하면서 혹시 '아비'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오라는 여지를 남긴다.

 

기껏 찾아간 어머니의 집. 하지만 그의 친어머니는 '아비'에게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그날 밤, 만취상태로 길거리에서 뒹굴고 있는 '아비'. 그리고 과거의 꿈이었던 선원이 되기 위해 필리핀으로 떠나온 '경관'은 '아비'를 발견해 자신의 방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아비'는 그 선원에게 필리핀을 떠나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하기로 한다. '아비'는 다음날, 위장 여권 거래업자를 만나는데 수중에 돈이 없었기에 그를 칼로 찌르고 달아난다. 가까스로 도망쳐 열차에 탑승한 두 남자. 하지만 잠시 '아비'가 혼자 남은 사이, 따라온 거래업자가 그에게 총을 쏘고 '아비'는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평가 및 감상

 

권태와 공허

 

'아비'는 바람둥이에, 상대를 쉽게 쉽게 버리는 너무나도 가벼운 캐릭터다. 하지만 그에 반해 이 영화의 분위기와 정서로 미루어본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암울하고 외롭다. 겉으로는 담담하고 강해 보이는 '아비'지만 영화를 볼수록 그의 불안하면서도 공허한 내면이 드러나고 툭 치면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것이 이 영화의 지배적인 정서라고 볼 수 있다.

 

'아비'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그것으로 이어진 결핍으로 인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 여러 여자를 만나며 당장의 공허함을 채우려 하지만 결국 그것 또한 권태로움이 되어 '아비'의 마음을 더욱 지치게 한다.

 

영화의 등장하는 남녀 인물들은 꽤나 복잡하게 얽혀있다. '아비'는 '소려진'과 '루루'에게 마음을 주었다가 버리고 '소려진'과 '루루'는 그런 '아비'를 잊지 못한다. '아비'의 친구'는 '루루'를 좋아하고 '경관'은 '소려진'에게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이 관계들 중 어느 하나 이루어진 것이 없다. 그저 버려짐과 외로움만을 남길뿐이다. 그들이 놓여진 공간 또한 이런 외로움의 정서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뭔가 눅눅해 보이는 색감, 어두운 분위기, 고독한 인물들, 그리고 맘보춤을 추는 '아비'까지 그것을 극대화시키기에 완벽했다.

 

맘보춤, 어딘가 외로워보인다

발 없는 새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었다.

이 새가 땅에 몸이 닿는 건

생애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다"

 

'아비'는 스스로를 '발 없는 새'라고 칭한다. 어디에 정착할 수 없이 날개만 푸득이며 바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발 없는 새'는 마음 둘 곳 없고 갈 곳 없는 '아비'의 모습과 닮아있다. 정처 없이 떠도는 그는 죽을 때까지도 갈 곳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날갯짓이 멈추는 순간, 그는 애초에 죽어있던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공허함과 권태로 가득 찬 '아비'의 마음은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새가 한 마리 있었다.

죽을 때까지 날아다니던 새다.

하지만 새는 그 어느 곳에도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새는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 영화에서 맘에 들지 않는 요소를 하나 꼽자면 스토리다. 어릴 적 겪었던 자신의 아픔과 결핍으로 상대방을 쉽게 여기며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는 '아비'의 모습에 이입이 되지 않았다. 또한 그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비춰지는 가볍고 폭력적인 남자 인물들의 모습도 불편한 부분 중 하나다. 아무리 자신이 상처 받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남에게 투영시켜 상처를 주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개연성 차원에서 이 영화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다소 어두운 분위기와 정서 때문에 이 영화 자체와 맞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적인 요소와 뛰어난 플롯에 매력을 느끼는데 <아비정전>은 그런 거 없다. 그저 한 남자의 인생을 감독의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이기에 호불호가 예상되는 영화다.

 

엔딩에 뜬금없이 배우 '양조위'가 등장한다. 이것은 사실 감독이 <아비정전 2>를 염두에 두고 넣어놓은 장면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후속작이 무산되고 이 장면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걸 봐 말아"


👍 "홍콩영화 좋아요"

 

👎 "홍콩영화 왜 봐요"

 

아비정전(1990)

3.5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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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 : 완벽, 다시 봐도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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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 단점이 장점을 삼킨 영화
1.5점 : 눈살이 찌푸려지는 영화
1점 :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영화
0.5점 :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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