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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1999)
The Thirteenth Floor

SF/판타지/스릴러

1999.11.27 개봉
100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조셉 러스낵
출연 크레이그 비에코, 아르민 뮐러 슈탈, 그레첸 몰, 빈센트 도노프리오, 데니스 헤이스버트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영화는 1999년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 영화 <13층>이다. 포스터랑 로고만 봐도 구려 보이지만 내용은 전혀 구리지가 않고 나름대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영화는 1964년 '대니얼 갤로이'의 SF소설 '시뮬라크론 3'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봐도 장르적 쾌감과 신선한 플롯이 돋보인다.

 

오늘은 결말에 대한 부분은 따로 분리해 놓았으니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중간에 멈춰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그 부분 또한 이 영화의 마무리 전부를 포함하지는 않았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시놉시스

(다음영화 참고)

잠에서 깨어난 컴퓨터 프로그래머 하논 퓰러(아민 뮐러-스탈)는 무언가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동료 더글라스 홀(크레이그 비에르코)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급히 메모를 남기고 술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하논은 그날 밤 살해당하고, 그의 동료 더글라스가 의심을 받게 된다. 더글라스는 자신의 침실에서 죽은 하논의 피 묻은 셔츠를 발견하지만, 지난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할 수가 없다. 그는 하논과 함께 1937년대 L.A. 를 재현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 중이었다. 그는 하논이 남겨둔 편지를 찾기 위해 그 게임에 들어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줄거리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맞다는 걸 처음 알았네.

내가 차라리 그 끔찍한 진실을 몰랐더라면..

이젠 알았네

그들은 결국 날 죽이리라는 걸

그래서 이 편지에 모든 걸 밝히겠네

들어줄 사람은 자네뿐이네

자네만이 이해할 수 있으니까"

 

한 노신사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뒤, 바텐더 '애쉬톤'에게 그것을 전달하며 '더글라스 홀'이라는 남자가 찾아오면 그 편지를 전해주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노신사가 나가자마자 '애쉬톤'은 편지를 뜯어 읽어버린다.

 

노신사는 집으로 돌아가 침대에 눕는데 그 동시에 전혀 다른 장소에서 노신사와 똑 닮은 남자가 깨어난다. 남자의 이름은 '풀러'. 그는 '홀'과 함께 가상세계를 만들어냈고 그들은 컴퓨터와 기계를 통해 1937년 배경의 가상세계에 자신의 모습을 본뜬 가상의 인물로 일정 시간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풀러'는 원래 세계로 돌아와 '홀'에게 전화를 걸지만 그는 받지 않는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홀'은 부재중 메시지를 들다가 쓰레기통에 피 묻은 셔츠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이어 '풀러'가 죽었다는 경찰의 메시지를 듣고 곧장 달려가는 '홀'. 담당 형사 '맥베인'은 그를 맞이하고 둘은 함께 '풀러'의 집으로 간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 그리고 먼저 와있던 '풀러'의 딸 '제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아버지 일로 파리에서 찾아왔고 딸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홀'은 당황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풀러'가 죽기 전 유언장의 내용을 바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내용은 '풀러'의 죽음 이후 그의 유산을 상속받을 대상이 '홀'이라는 것. '맥베인'은 정황상 '홀'을 의심하며 그를 압박하지만 '홀'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홀'은 다시 한번 자신의 전화 속 부재중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풀러'가 가상세계에 자신의 메모를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직접 그 세계로 가기로 한 '홀'은 '휘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상세계 접속을 강행하고 '풀러'가 죽기 전 가상세계에서 만난 사람 목록을 보고 우여곡절 끝에 '애쉬튼'을 찾아가지만 그는 편지에 대한 질문에 모른 척을 하며 화제를 전환한다. 그 순간, 접속 타이머가 울리고 '홀'은 별 이득 없이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풀러'를 살해한 범인에 대한 증거가 나올수록 그 모든 정황이 '홀'을 향하고 '홀'은 다시 '제인'을 만나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다. 자신이 죽인 것처럼 흘러가는 상황이지만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홀'. 그는 결국 다시 가상세계로 들어가 '풀러'가 전하려던 메시지를 알아내기로 한다.

 

'홀'은 마침내 '애쉬튼'이 자신의 편지를 이미 읽고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애쉬튼'은 이미 편지의 내용대로 세상의 끝으로 가봤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현실에 마주했다고 밝히는데 '홀'은 그 편지를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가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그 순간, '휘트니'에 의해 접속 해제된 '홀'. 그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맥베인'이 '홀'을 찾아와 그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는데 사실 '풀러'는 딸이 없다는 것이다. '홀'은 수소문 끝에 '제인'을 찾아내는데 그녀는 마트에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었고 차림새와 행동이 자신이 알던 '제인'과는 달랐으며 심지어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는 이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애쉬튼'이 했던 말을 따라 세상의 끝으로, 가보지 않은 곳으로 향하는데...


사건의 전말

 

자신이 가상세계에 접속하는 주체인 줄만 알았던 그들은 사실 또 다른 세계에서 접속이 가능한 새로운 가상세계였고 진실을 모르게 프로그래밍되었지만 오류가 생겨 '풀러'와 '홀'이 그것을 발견하고 알아내게 된 것.

 

또한 그들에게 접속한 또 다른 이들은 2024년의 미래에 사는 '데이비드'와 그의 아내 '제인', 그리고 아버지. '데이비드'는 '풀러'가 진실을 알아차린 것을 알고 자신의 가상인물 '홀'에게 접속해 그를 죽여버렸던 것이고 그래서 '홀'은 그것을 기억 못 했던 것이다. 또한 '제인'은 그저 마트 계산원일 뿐이었던 '나타샤'에게 접속해 '풀러'의 딸인척 '홀'에게 접근했던 것.

 

'제인'은 남편 '데이비드'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상세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욕망을 채우거나 살인으로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봤고 그것과 완전 상반된 그 세계 너머의 '홀'의 모습에서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 '데이비드'는 '제인'마저 죽여버리려 한다.


평가 및 감상

 

혹시 나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현실. 만약 그 현실이 현실이 아닌 거짓이라면 어떨까.

 

이 영화는 시작하기 전, '데카르트'의 말을 먼저 던진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생각하기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 존재 자체에 대한 생각이라면 어떨까. 내가 지금 살아가는 게 진짜인지 가상인지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이상 알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질문들이나 의문 자체가 누군가에겐 과대망상이나 과몰입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곱씹어보면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의 가치가 생기는 것은 결국 가상의 인물이라도 인격이 있고 지각이 있으면 결국 허상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이 아닐까.

 

따라서 '제인'이 사랑하게 된 가상의 '홀'도, 세상의 진실을 알아내고 자신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한 '애쉬튼'도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있다. 바로 도덕과 윤리다.

 

'풀러'는 죽기 전, 가상세계에 들어가 여러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며 자신의 욕망을 채웠고 '데이비드'도 '홀'에게 접속해 살인을 저지르며 그 프로그램을 마치 게임처럼 이용했다. 그런데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다면 '풀러'나 '데이비드'가 한 행동이 윤리에 어긋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도 존재하는 하나의 인격체이고 그들의 본래 삶이 있는 가운데 '사용자'의 임의대로 '피사용자'를 이용한다. '풀러'가 접속한 '그리어슨'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불륜을 저지르는 것이고 '데이비드'가 접속한 '홀'의 입장에서보면 그는 살인을 일삼은 것인데 이것이 맞는 것일까. 물론 그들은 가상세계와 그 안의 인물들을 단순히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치부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우리는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풀러'의 말이 떠오른다.

 

"모르는 게 약."


이건 좋았다

 

이 영화가 99년도에, 심지어 원작은 64년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일단 놀랍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느낌의 SF 영화 (매트릭스, 다크시티 등) 들이 등장했음에도 그 작품들과 견주어 봤을 때 뒤지지 않는 연출력과 플롯을 보여준다.

 

또한 이런 SF영화는 설정 상 설명이 많이 필요하게 되고 거기에 어떠한 주제의식까지 담아낸다면 다소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점들을 매끄럽게 해소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잘 따라간다면 설정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그렇기에 더 영화에 몰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설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이야기까지도 잘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게 이 영화의 큰 강점이다.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사실 결말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데 그럼에도 워낙 연출과 설정이 훌륭하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건 부족했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4.5점으로 평가했었다. 하지만 리뷰를 위해 다시 찾아보고 생각해보니 은근 빈틈이 많이 보여서 점수를 조금 깎았다.

 

후반부가 더 몰입도 있고 재미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문제도 많은 부분이다. 일단 다수의 네티즌들이 혹평하는 내용인 '로맨스'. 로맨스적인 요소가 들어간 것이 문제가 아니라 뭔가 흐름상 자연스럽지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야기에 경중을 잘 설정하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쉬웠다. '데이비드'와 '제인'에 대한 이야기나 2024년의 이야기 등이 너무 급작스럽게 나타났다가 퇴장해버린다. 많은 것을 담아내고 싶었던 후반부에서 어느 정도 끌어올렸던 긴장감이나 몰입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은 사실이고 조금은 아쉽다는 평가를 들게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영화이고 그 설정들이 지금 보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요소들은 지금 봐도 훌륭하다. 하지만 그런 시대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부족해 보이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이걸 봐 말아"


👍 "SF영화 덕후라면 봐야죠"

 

👎 "쓰읍.. 약간 촌스러운데"

 

13층(1999)

4 / 5

 

★★★★

 

혹시나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영화 점수의 기준을 간략하게 가져왔습니다.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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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 : 완벽, 다시 봐도 좋은 영화
4.5점 : 너무 좋지만 5점은 아쉬운 영화
4점 : 잘 만들어진 영화
3.5점 : 재밌거나 흥미로운 영화
3점 : 볼만한 영화
2.5점 : 그냥저냥 괜찮은 영화, 다시 보고 싶진 않음
2점 : 단점이 장점을 삼킨 영화
1.5점 : 눈살이 찌푸려지는 영화
1점 :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영화
0.5점 : 쓰레기


  • 혹시 포스팅에 대해서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EX : 스포일러 보기 싫어요 / 재미없어요(?) / 가독성이 떨어져요)
  • 리뷰를 원하시거나 그냥 생각나시는 영화 추천해주신다면 고려 후에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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