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국 배우들을 좋아한다. 그 특유의 발음과 세련된 연기에 호감이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모를 간지가 난다. 사대주의 아님 아무튼 오늘 소개해볼 배우는 대표 영국 배우 '게리 올드만'이다.
알다시피 영국에는 왕과 여왕이 존재한다. 그렇다는 것은 아직 과거의 계급 문화가 남아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계급은 크게 상류층(Upper class), 중산층(Middle class), 노동자층(Working class)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배우들 사이에서도 그 계급에 따른 성공과 진출의 기회도 다르게 주어진다. 그 사실은 한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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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체 인구 중 사립학교 출신 : 7% |
실제로 상류층과 중산층에 속한 배우들은 여러 배역을 맡는 부분에 있어서 큰 제약이 없지만 노동자 계급에 속한 배우들은 배역을 따내는 것은 물론 그들의 무대를 펼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인셈이다. 대표적인 노동자 계급 배우인 '리암 니슨'은 그 벽(유리천장이라고 한다)을 이기지 못하고 할리우드로 넘어가서 빛을 보게 됐고 '제임스 맥어보이'는 영국 사회를 모든 계층에게 예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리고 '게리 올드만'이 바로 그 하류층, 노동자 계급 출신이다.
'게리 올드만'은 1979년에 데뷔했으며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가 TV와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1991년 여러 영화들을 통해 다양한 악역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레옹>에서의 인상적인 연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게리 올드만'을 악역 전문 배우라고 호평을 받으며 확실히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렇게 악역 전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던 그는 2004년을 시작으로 그 이미지를 탈바꿈하게 된다.
<해리포터>시리즈와 <다크 나이트>, 그리고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에서 이전 연기했던 광기 어린 악역들의 모습을 내려놓고 한층 차분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한 '게리 올드만'은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통해 드디어 아카데미 수상의 기회가 왔구나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티스트>에 밀려 결국 수상하지 못했다.
이후 '게리 올드만'은 여러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활동하며 사실 그의 모습을 매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그는 복이 없는 건지 트로피와는 안녕인가 싶던 2018년, 그는 <다키스트 아워>를 통해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BAFTA 남우주연상을 모조히 휩쓸며 드디어 그 반열에 올랐다.
사실 이 수상이 갖는 의의가 크다. 앞서 설명했듯이 계급 문화가 존재하는 영국, 그리고 그만큼 보수적인 영국 영화계에서 노동자 계급 출신 배우가 상류층인 영국총리를 연기해 남우주연상을 휩쓴 것은 매우 기념비적인 수상이다.
'게리 올드만'은 나이가 무색할만큼 아직까지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과 매력적인 연기로 대중들의 시선을 꾸준히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게리 올드만'과 같은 노동자 계급 출신의 뛰어난 배우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그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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