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왜 나만 보면 웃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Christmas in August

로맨스/멜로

1998.01.24 개봉

97분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허진호

주연 한석규, 심은하, 신구, 오지혜, 이한위, 전미선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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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는 1998년에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다. 이 영화는 담백하고 절제된 감정표현이 특징이며 한국 멜로 영화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깔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허진호'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라면 먹고 갈래요." <봄날은 간다>, <행복> 등의 영화의 성공을 이끌면서 멜로 영화의 대가로 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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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다음영화 참고)

"좋아하는 남자 친구 없어요?"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어느 날, 주차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차츰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저씨, 왜 나만 보면 웃어요?"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단속요원 '다림'. 단속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의 주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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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무더운 8월의 여름, 아버지(신구)에게 사진관을 물려받아 사진사 일을 하는 '정원'(한석규)은 죽을 날이 정해져 있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나름대로 담담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부모님 장례식을 다녀온 '정원'은 왠지 모를 복잡한 기분과 더위에 지쳐 손님으로 온 '다림'(심은하)을 쌀쌀맞게 대한다. 하지만 한숨 돌린 '정원'은 괜스레 미안해져 '다림'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며 사과를 한다. 그 이후로 구청 주차단속일을 하는 '다림'은 단속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사진관에 자주 찾아왔고 점점 가까워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정원'은 '다림'에게 자신의 시한부 인생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준비한다. 아버지가 잘 모르는 테이프 트는 법도 직접 적어놓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정원' 역시 죽음이 두렵고 헤어짐이 무섭기에 잠든 아버지 곁에 누워보기도 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목 놓아 울어보기도 한다.

 

그러다 '정원'은 건강히 급격히 악화되어 쓰러지게 되고 곧장 입원을 하게 된다. 한편, '다림'은 영문도 모른 채, 닫혀있는 사진관을 수시로 기웃거린다. 게다가 '다림'이 사진관 안으로 넣은 편지도 며칠째 그대로 인 것을 보고 '다림'은 홧김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버린다.

 

'다림'은 근무지를 옮기게 되고 퇴원한 '정원'은 그녀의 편지를 읽게 된다. 그리곤 답장을 쓰고 자신의 영정사진을 직접 찍는다. 영정사진 속 '정원'은 미소를 띠고 있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정원(한석규)

 

겨울이 찾아오고 '다림'은 사진관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사진관 앞의 자신의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보며 '다림'은 슬프고도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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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및 감상(스포일러)

영화가 잔잔하다. 정말 다른 영화를 잔잔하다고 표현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잔잔하다. 그렇다고 그 안에 담긴 것이 없나? 아니다. 그 깊은 곳에 많은 감정을 품고 있다. 마치 잔잔하고 깊은 호수 같다.

 

주인공인 '정원'을 필두로 이 영화는 감정의 절제를 보여준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정원'. 이것이 얼마나 두려울까. 정해진 그 날을 향해 살아가고 있다니. '정원'의 감정은 복잡 미묘했을 것이다. 화도 났을 것이고 두려움도 몰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정원'은 그 감정을 그 누구에게도 표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반대인 사랑이라는 감정을 폭발시켰나. 그것도 물론 아니다. 서로 사랑했지만 어떤 격정적인 애정씬도 없거니와 사랑한다는 감정 자체를 표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둘은 알았다.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을.

 

혹자는 이 영화를 지루하고 재미없는 멜로 영화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전혀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은 아니다. 이 영화의 흐름 안에 많은 요소들이 철저히 절제되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감정선에 올라탔을 때 그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그 잔잔하고 따뜻한 사랑의 감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감정이 점점 짙어져 마음 깊이 내려앉는다. 심지어 영화의 후반부 20분은 대사가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스며들었다면 그 공백이 아름답고도 아프게 와 닿는다.

 

'정원'은 극 중 이런 독백을 한다.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

 

그리고 마지막에 말한다.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추억으로 사라져 가는 사랑이 아닌 먼 길 떠나며 마음 깊이 간직할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의 겨울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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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봐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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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따뜻해지는 한국 정통 멜로를 보고 싶어"

 

👎 "극적인 내용이 좋아"

 

8월의 크리스마스(1998)

4.5 / 5

 

★★★★☆

 

혹시나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영화 점수의 기준을 간략하게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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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 : 완벽, 다시 봐도 좋은 영화
4.5점 : 너무 좋지만 5점은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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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영화
0.5점 :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