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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정확히는 2007년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는 가히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었다. 당시 혁신적인 CG, 변신하는 로봇의 대전. 이것만으로 어린 남자아이의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나뿐만 아니라 당시 이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기도 하고 '마이클 베이'라는 네임드 감독의 이 시리즈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흥행에도 성공했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영화가 왜 현재는 '뇌절' 소리를 들으며 악평을 받고 있으며 그럼에도 꿋꿋이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는 이유가 무엇인 걸까.

 

오늘의 무빙무비 주저리주저리 주제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흥망성쇠'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올린 첫 번째 작품. 영화를 안 본 사람들까지도 익히 알고 있겠지만 <트랜스포머>의 간단한 내용을 말하고 넘어가자면 고등학생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중고차가 사실은 로봇 '범블비'였고 이를 비롯한 '오토봇' 군단이 '샘'을 위협하는 '디셉티콘' 세력에 맞서 '샘'과 지구를 수호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샘' 증조부의 유품이 그들의 성물이기 때문에 '디셉티콘'은 그것을 노리고 있다.)

 

<트랜스포머>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단연 독보적인 것은 짜릿한 변신 액션이다. 위의 영상만 봐도 변신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묘사하였는지 알 수 있고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의 웅장함과 성우를 맡은 '티퍼 컬런'의 멋들어진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이러한 액션 말고도 '범블비'나 적절하게 더해진 다른 오토봇 캐릭터들의 매력도 영화의 성공에 한 몫했으며 '범블비'는 스핀오프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음악과 특수효과 면에서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음악은 '한스 짐머'가 부분적으로 참여했고 특수효과는 <쥬라기 공원>과 <스타워즈>로 유명한 ILM사가 맡았기에 결과물은 훌륭했다. 그 결과,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음향편집상·음향효과상 후보에 이름도 올렸다.

 

사실 '마이클 베이'는 이 영화의 감독직을 제의받았을 때만 해도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어린아이 같다', '멍청한 장난감 영화'라는 등의 의견을 냈지만 이 영화의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협업을 원했기에 생각을 바꿨다. 그런데 '마이클 베이'는 각본을 보고 군인들의 비중을 늘렸으면 했고 결국 그의 의견대로 됐다. 그 당시에는 문제가 안됐으나 이것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혹평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

2편부터 본격적인 혹평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실은 <트랜스포머>라는 영화 자체가 시리즈가 예정되어 있던 게 아니라 단편작이었는데 1편이 흥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리즈의 흐름에 타게 되어 3부작까지 계획되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시리즈물이 앓는 고질병 중 하나인 세계관과 스케일 확장이 문제를 야기해버렸다.

 

일단 스케일이 커지면서 스토리가 복잡해졌고 전체적으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전편이 로봇과 인간의 비중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영화의 균형을 잡았던 반면, 2편부터는 인간 특히, 군대의 비중을 늘리면서 그 균형이 깨지고 <트랜스포머>라는 장르의 본질을 잃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나름대로 최강자처럼 등장한 '디셉티콘' 진영의 '폴른'도 너무 허무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으로 빌런이 너무 약하게 등장한다는 평이 있었고 아무튼 전작과 비교했을 때의 단점이 워낙 많아 결국 골든 라즈베리 어워즈 '최악의 영화상'까지 받아버린다.

 

그런데도 흥행은 계속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아카데미 음향효과상에 후보를 다시 올릴 만큼 음향적으로나 시각효과 측면에서도 여전히 좋은 평을 받아냈다. 액션씬 또한 전작에 비해 나아진 면도 있어서 대중적인 평은 긍정적인 편이다. 특히, 죽은 '옵티머스'를 부활시키며 그에게 '제트파이어'를 합체시키는 장면은 진짜 다시 봐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트랜스포머: 달의 어둠>

 

★★★☆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끝났어야 할 <트랜스포머> 시리즈 3편 <트랜스포머: 달의 어둠>이다. 국내 개봉은 <트랜스포머 3>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언급했듯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끝내려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시리즈를 이어가기로 변경되었다. 배급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압박을 넣었다, '스필버그' 감독이 입김을 넣었다는 루머가 있지만 어찌어찌 '마이클 베이' 감독은 다시 이후 시리즈를 준비하게 된다.

 

3편에서는 '샘'의 여자 친구 '미카엘라' 역을 맡은 '메간 폭스'가 감독과의 불화로 하차하게 되어 급 퇴장해버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미카엘라'가 아닌 새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설정으로 새 배우를 투입시키는데 이것부터 욕을 먹었다.

 

그뿐만 아니라 2편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과 더 강력해진 미군의 힘도 문제지만 각종 캐릭터들을 펼쳐놓는 바람에 그 모든 걸 적절히 수습하고 배치하는데 실패해버렸다. 그나마 남아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 특유의 장점들까지도 단점들에 잡아먹힐 지경에 이르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음향과 CG로 무장한 로봇 액션은 나름대로 화려했고 중국에서 워낙 흥행해서 혹평에 비해 좋은 성적을 갖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각효과상·음향편집상·음향효과상 후보에 오르긴 했으나 이것이 시리즈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린다. 정말 여기까지 했어야 했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

포스터의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라는 문구에서부터 새로운 재미를 유발하는 4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다. 마음 같아서는 4편을 기점으로 모두 잊고 싶다. 4편에서는 기존 주인공을 맡았던 '샤이아 라보프'가 하차하게 된다. 아주 현명하다. 그 자리에 '마크 월버그'가 투입되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중국에서 <아바타>의 기록을 깰 정도로 대흥행을 거두게 된다. 이것으로 이 영화는 <트랜스포머> 전 시리즈를 통틀어 흥행 1위에 등극한다.

 

그런데도 평가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안 좋아지니 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분야에 노미네이트 되고 최종 '최악의 감독상'과 '최악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4편에서 두드러지는 단점들은 전작들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그중 몇 가지 꼽자면 일단 또 등장한 새로운 세력과 뜬금없는 설정과 배경으로 또 넓어진 세계관. 그걸로 인해 러닝타임은 2시간 40분가량이 되고 연출력과 전개는 빈약해 긴 러닝타임이 과하게 작용한 것이 문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사랑하는 슬로우 모션만 의미 없이 쓰지 않았어도 시간 단축 많이 됐을 텐데..

 

뇌절의 시작..'갈바트론' / 간지 챙긴 '락다운'

왼쪽은 새롭게 등장한 인조 트랜스포머로 내가 생각하는 <트랜스포머 4> 최악의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내가 좋아하던 트랜스포머의 본질을 흐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른쪽은 소속 없는 현상금 사냥꾼 '락다운'의 첫 등장 씬으로 영화에서 좋게 보는 장면 중 하나인데 이와 더불어 공룡 트랜스포머 '다이노봇'들도 나름 매력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영화를 살릴 정도의 파워는 없었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이제 그만...

 

'마이클 베이'는 4편을 시작으로 총 4부작의 확장 시리즈를 계획했으나 5편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의 부진으로 결국 리부트로 넘어가게 된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흥행하기는 했으나 전작들에 비해서는 망한 수준의 결과를 보여줬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에는 전작들의 단점들을 싸그리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5편은 사실 건질 장면이 없는 수준이다. 나름 시리즈 최강자급인 '옵티머스'가 세뇌되어 적군이 되고 그와 대적하는 '오토봇'(사실 '범블비')이라는 내용 자체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막상 영화 내에서 의미 있게 활용되는 장면은 그리 길지 않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도 일관성이 없고 무리한 설정들로 점점 더 파괴되어만 가는 스토리에 분량이 삭제 수준에 가까워진 여러 오토봇들과 '메가트론'은 안타까울 정도다.

 

이번 편에는 연출마저도 촌스러워지고 정으로 <트랜스포머>를 봐오던 팬들 마저도 등을 돌리게 된다. 시리즈 그만하고 싶던 감독이 일부러 망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범블비>

 

★★★☆

'마이클 베이'가 결국 메가폰을 내려놓고 제작에만 참여하게 된 영화 <범블비>는 큰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망한 전작들에 비해서는 비약적으로 호평이 증가했다. 영화 장르와 소재의 특성상 호불호는 갈리지만 죽어가는 <트랜스포머>를 살려낸 일등공신이나 마찬가지.

 

일단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와는 달리 펑펑 터지는 효과와 액션은 없지만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고 시리즈들과의 연관성이나 특징들을 가져가지는 않았으나 이 영화 단독적으로 봤을 때 꽤나 완성도 있는 영화로 보는 시각이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범블비'가 워낙 인기 있는 캐릭터였던 것도 좋게 작용했을 것이다.

 


<트랜스포머: 라이즈 오브 더 비스트>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2년 6월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인 다음 리부트작 <트랜스포머: 라이즈 오브 더 비스트>. 배경은 1994년의 '뉴욕'의 '브루클린'과 '페루'의 '마추픽추'인데 이 영화는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인기를 얻었던 '비스트 워즈'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다.

 

이 영화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쏟아지는 게 이미 예정된 세력이 5개가 되기 때문에 전작 꼴 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 전작이고 뭐고 그만 만들어.

 


 

당시 나의 마음을 끓게 했고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 아직도 로봇들의 변신과 전투 장면을 보면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던 만큼 점점 산으로 가는 내용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럼에도 <트랜스포머>를 처음 봤을 때의 그 기분은 잊지 못할 것이고 아무리 후속작이 망했어도 애정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넘어서 '옵티머스 프라임'의 변신 장면 등의 씬은 현재의 로봇물과 견주어도 훌륭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회자될 정도로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에 고이 간직하겠다.

 

 

 

 

  • 혹시 포스팅에 대해서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EX : 스포일러 보기 싫어요 / 재미없어요(?) / 가독성이 떨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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