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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1998)

The Truman Show

코미디/드라마

1998.10.24 개봉

103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피터 위어

주연 짐 캐리, 로라 리니, 에드 해리스, 노아 엠머리히, 나타샤 맥켈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영화는 흥미로운 소재와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은 <트루먼 쇼>이다. 이 영화는 1998년에 개봉해 그 당시에도 큰 흥행을 거두었고 20년이 지난 2018년에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재개봉하기도 했었다. 예능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여서 영화를 안 본 사람들도 전반적인 내용이나 흐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유쾌한 '짐 캐리'의 연기에 가려진 무거운 철학까지는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줄거리

(다음영화 참고)

220개국 17억 인구가 5천대 카메라로 지켜본 지 10909일째!

작은 섬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30세 보험 회사원 '트루먼 버뱅크'
아내와 홀어머니를 모시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진다!
의아해하던 '트루먼'은 길을 걷다 죽은 아버지를 만나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라디오에 생중계되는 기이한 일들을 연이어 겪게 된다.
지난 30년간 일상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어딘가 수상하다고 느낀 '트루먼'은
모든 것이 ‘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첫사랑 '실비아'를 찾아 피지섬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가족, 친구, 회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가짜인 '트루먼쇼'
과연 '트루먼'은 진짜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


'트루먼 쇼'는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라는 한 남자의 일생을 방송하는 TV 프로그램인데 '트루먼'이 태어날 때부터 현재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촬영하여 내보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에 열광을 한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트루먼'은 자기의 삶이 카메라에 찍히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트루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연기자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모든 음식과 제품들은 간접광고이며 '트루먼'이 살고 있는 섬 조차 거대한 세트장이다. 그렇다고 이 사실이 영화의 반전이 아니고 결말이 아니다. 그저 '트루먼'만 모르는 사실일 뿐이다.

 

그렇게 30년이라는 시간을 의심 없이 살아온 '트루먼'이지만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그는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급작스럽게 비가 '트루먼'에게만 내리고, 엘리베이터 뒤에는 세트장이 숨겨져 있으며, 라디오 방송에는 자신의 실시간 행동이 송출된다. 심지어는 바다에서 사고로 죽은 아버지가 눈앞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에 '트루먼'은 수상함을 느끼고 섬을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한다.


만들어진 세상 안, 가짜 사람들 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진짜 사람(True Man) '트루먼'은 그의 시점 밖에서는 그저 재미있고 흥미로운 프로그램 속 인물일 뿐이다. TV 밖의 사람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치부하고 자신의 흥밋거리로 인식한다. '트루먼'이 조작된 세상에서 관찰되는 삶을 살며 사실상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인간성을 상실한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사람들은 순간의 흥미가 더 중요해 보인다. 그들이 산 삶도 가짜였다고 밝혀진다면 어땠을까.

 

사실 '트루먼'의 쇼에서 진짜였던 사람은 하나 더 있다. '트루먼'의 첫사랑 '실비아'다. 물론 '실비아'도 섭외된 연기자이며 '로렌'이라는 가명을 쓴다. 자신이 앞으로의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의 부인이 될 역할이 아닌 것을 알았던 '실비아'는 '트루먼'을 피하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국 '실비아'가 '트루먼'에게 모든 진실을 밝히다가 관계자들에게 붙잡혀 쇼에서 쫓겨나게 된다. '실비아'는 그렇게 '트루먼 쇼'에서 사라지지만 결정적으로 '트루먼'의 탈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우여곡절 끝에 '트루먼'은 몰래 바다로 나가는 데 성공하고 뒤늦게 그의 탈출을 발견한 '크리스토프'가 기후를 조작해 폭풍우를 불러일으키지만 '트루먼'은 정신력으로 버텨낸다. 마침내 '트루먼'이 탄 배가 흘러가다가 구름이 그려진 파란 벽에 부딪히고 이곳이 세트장이라는 사실과 자신의 지난 삶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트루먼'은 결국 그 세트장에서 나가는 문을 발견하고 나가려는 찰나에 '크리스토프'는 스피커를 통해 그에게 사실을 밝히고 밖은 이곳보다 위험한데도 정말 나가겠냐고 그를 설득한다. 망설이던 '트루먼'은 한마디를 뱉고 문 밖으로 나간다.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 두죠.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세요."

 

"Oh, in case I don’t see you,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영화의 소재가 참 참신하다. 그리고 흥미롭다. 영화 내에서 '트루먼 쇼'라는 프로그램을 보는 이들이 느끼는 흥미와 같을 것이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그들은 그저 하나의 소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영화의 마지막에 '트루먼'의 탈출과 동시에 끝나버린 '트루먼 쇼'를 보고 두 명의 경비가 곧바로 다른 채널의 다른 프로그램을 찾으려 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그들은 지난 30년간 '트루먼 쇼'라는 프로그램에 열광했지만 그것이 끝나자 금방 잊어버리고 새로운 재미를 찾게 된다. 그게 현 미디어의 실상이자 잔인한 무관심이다. 마치 내가 이 리뷰를 쓰면서 '다음 영화는 뭐 보지..?'라고 생각한 것처럼. 소름 돋는다.

 

'트루먼'은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정형화된 삶을 살았다. 매일 아침 같은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가 진실에 마주하고 익숙했던 삶을 벗어나는 기로에 섰을 때, 그는 잠시 두려웠을 것이다. 그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은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기에, 그리고 그 삶을 펼쳐나가야 하기에. 그리고 그는 가짜 세상에 가짜들에게 했던 인사를 다시 함으로써 억압된 삶을 마무리한다.

 

그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궁금하지 않다. 궁금해하는 것조차도 그가 억압받았던 '트루먼 쇼'의 연장선이지 않을까 싶다.

 

(혹시 나도...?)

 

트루먼 쇼(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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