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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2021)
D.P.
드라마
2021.08.27 넷플릭스 공개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한준희
출연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조현철, 손석구














 

 

※모든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Moving Movie'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포스팅을 올리려 한다. 나는 드라마라는 장르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기도 하고 너무 긴 스토리를 리뷰할 자신이 없어서 영화라는 범주 내에서만 포스팅을 해왔다. 심지어 특별 에피소드로 1부작으로 공개된 <킹덤 : 아신전> 마저도 드라마라는 이유만으로 쓰기를 포기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면서까지 드라마 리뷰를 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D.P.>라는 작품이 그만큼 의미 있고 인상이 깊었으며 리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6부작 드라마를 하루 만에 정주행 했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 <D.P.>를 스포 없이, 긴 줄거리 없이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D.P.>는 레진코믹스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나는 원작을 보지 않았기에 그와의 연관성은 배제하고 작성할 것이라는 점 미리 알린다.


줄거리

 

제103 보병사단 헌병대대로 전입 오게 된 신병 '안준호'(정해인).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군 부조리 실상들. 명색이 군사의 기강을 책임지고 군법을 다스리는 헌병인데도 불구하고 팽배하는 가혹행위와 난무하는 욕설에 적잖이 당황한다.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아 후임들 관리에는 무관심한 말년 병장을 제외하면 그 실세는 '황장수'(신승호)가 쥐고 있는데 '준호'는 이미 그에게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찍히고 만다.

'황장수'가 후임을 신나게 갈구던 중, 수사과 군탈 담당관 '박범구' 중사(김성균)가 생활관으로 들어오고 상황을 일단락시킨다. 이어 '준호'에게 면담을 받으러 오라 하는 '박 중사'. 그리고 그 면담을 통해 '박 중사'는 '준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탈영병 체포조 D.P. 에 배치시킨다.

한편, D.P.조의 사수 '한호열'은 새로 들어온 부사수 '준호'와 함께 본격적으로 탈영병들을 잡는 임무를 시작하고 그들은 조사와 추격이 진행되며 드러나는 군장병 간의 어두운 이면과 아픔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뛰어난 고증과 하이퍼리얼리즘

 

이 영화는 2014년의 우리나라 군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군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꾸준히 나왔지만 이런 식으로 군인 중심이 아닌 군대 자체를 주제로 잡은 것은 별로 안될 것이다. 예를 들면 <용서받지 못한 자> 정도가 그 예다. 아무튼 난 개인적으로 난 <태양의 후예> 같은 류의 작품은 선호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군대를 배경으로 했다고 하기에도 아쉬울 정도로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고 현실적으로 괴리감이 드는 느낌이랄까. 작품성 자체는 좋을지 몰라도 그런 설정 자체는 별로 와닿지가 않는다.

군필자라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과거 <진짜 사나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가 <가짜 사나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사라진 것처럼 사람들은 정말 '진짜' 군대의 모습을 원했고 그런 섬세하고 진실된 연출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1000만 조회수를 가뿐히 넘겨버린 '피지컬 갤러리'의 콘텐츠 '가짜 사나이'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D.P.>는 이처럼 하이퍼리얼리즘을 따르고 있다. 그 시절 군대의 느낌과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고 '안준호' 역의 '정해인'도 재입대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 만큼 고증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틀린 부분도 꽤나 존재한다.) 물론 내가 저 당시에 군생활을 한 것은 아니지만서도 6.25 때의 수통을 그대로 쓰는 군대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사실 예나 지금이나 분위기 측면에서는 크게 다른 건 없다. 그렇기에 뭔가 더 흥미를 유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배경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동시에 PTSD까지) 과거 tvN 예능 <푸른 거탑>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증과 연출에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바로 메시지다.


메시지 그리고 현재

 

다시 말하지만 난 저 당시에 군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마 속 수준의 가혹행위를 보지도 겪지도 못했다. 선임이라는 이유만을 아무렇지 않게 후임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뱉으며 심지어는 눈앞에서 자위행위를 시키도 한다. 지금의 정서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일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땐 정말 이랬다. 아니, 드라마라서 표현할 수 없던 일들까지 한다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부조리와 가혹행위는 전통마냥 여겨져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시작은 알 수 없으나 선임이 후임을 갈구면 시간이 흘러 선임이 된 후임은 새로운 후임을 갈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누군가 멈출 수는 없었을까 싶지만 인간의 보복심리라는 것은 그리 쉽게 억제할 수 없다. 당한 것은 그대로 전해주는, 악습을 단순히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과거 병사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그 사람을 심판할 수는 없다. 그들도 당했으니까.

위에서 우스갯소리로 PTSD를 언급했지만 어쩌면 어디선가 이 드라마를 보는 누군가는 정말 그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울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것을 가장 사실적이고 정확히 드러내어 드라마로서 알려지는 것은 아직까지 어딘가에 잔재하고 있을지 모르는 그런 부조리의 타파를 위한 작은 걸음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이 고증에 신경을 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 드라마는 과거의 실상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재의 군 부조리까지도 관통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도 어디서 무슨 부조리가 일어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특정 사건이나 이런 작품, 매체들을 통하여 그런 잘못된 모습들이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는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뭐라도 해야' 변화의 바람은 불어올 것이니 말이다.


뛰어다니는 배우들과 그 쾌감

 

이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배우들의 존재감이다. 각자의 배우들이 맡은 역할에 맞는 캐릭터성을 아낌없이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안고 자신만의 사연을 가져 군부대를 이탈한 탈영병들로 시작해 그들을 쫓는 D.P. 조. 그리고 그 D.P. 조를 이끌고 지원하는 담당관, 그 반대편에 위치한 부조리의 중심들과 진급에 눈이 먼 직속상관. 이들의 설정이 우선 잘 어우러졌으며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각자의 역할 이상을 해냈기 때문에 이 작품은 더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각각 40살과 34살에 군장병 역할을 완벽히 해낸 최강동안 '구교환'과 '정해인'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갔던 배우는 바로 '안준호'의 맞선임 '조석봉'역을 맡은 배우 '조현철'이다.

'조현철'은 <터널>, <마스터> 등의 영화에서 얼굴을 알리고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조현철'은 사실 래퍼 '매드클라운'의 동생으로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느낀 건 더 이상 그가 '매드클라운'의 동생으로 기억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한 설명은 삼가겠으나 그의 연기는 단연 강하고 깊은 인상 그 자체였다.

이러한 배우들의 호흡을 통해 나타나는 건 개인적인 역량만이 아닌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장르적 쾌감으로까지도 연결된다. 그 당시 군대의 모습을 잘 표현해낸 배우들의 호연, 그것을 돋보이게 해주는 뛰어난 연출력과 각본, 거기에 매끄럽게 이어지는 스토리로 탈영병을 쫓는다는 큰 흐름이 주는 스릴과 서스펜스, 액션까지 다 잡는 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배우들의 색깔도 다른 듯 잘 맞아서 완급조절도 훌륭한 편이다. 시즌 2를 조속히 만들어주길 바라는 바이다.


마무리

 

참 어떻게 보면 이런 일들을 드라마로 가만히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씁쓸하기도 하다. 군내 부조리는 계속되고 있고 탈영을 하는 인원들도 없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환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일한 마음으로 '군대가 원래 그렇지', '꼬우면 군대 빨리 가든가ㅋ' 등의 헛소리는 이제 용인될 수 없다. 변화를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지금. 이 시간에도 나라를 지키러 떠난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마지막 6화 쿠키영상 있음※



"이걸 봐 말아"


👍 "고통받는 군인, 더 나아가 약자들을 위해"

👎 "이 시절을 직접 겪은 선배님들"

 

D.P.(2021)

4.5 / 5

★★★★☆


  • 혹시 포스팅에 대해서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EX : 스포일러 보기 싫어요 / 재미없어요(?) / 가독성이 떨어져요)
  • 리뷰를 원하시거나 그냥 생각나시는 영화 추천해주신다면 고려 후에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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