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썩어야 악취가 나는 법 <혈의 누>

 

 

 

 

 

 

 

 

혈의 누(2005)

Blood Rain, 血의 淚

범죄/스릴러/미스터리

2005.05.04 개봉

119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김대승

주연 차승원, 박용우, 지성, 천호진, 유해진, 윤세아, 박철민, 최종원

 

 

 

 

 

 

 

 

 

 

 

 

※이 영화에는 다소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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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는 2005년에 개봉한 우리나라의 범죄 스릴러이자 시대극 <혈의 누>이다. <혈의 누>는 동명소설이 있지만 영화와 소설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무튼 이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서스펜스가 굉장하고 아직까지도 이런 류의 한국영화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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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다음영화 참고)

19세기, 조선시대 후반,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관 원규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第 一 日,
화재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과 혈우가 내렸다는 소문에 마을 사람들은
7년 전,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 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 나가던 원규 앞에
참혹한 또 다른 연쇄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불길한 섬에 고립된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 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궁지로 내몰리고....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여기에 참형당한 강객주에게 은혜를 입었던 두호의 등장과
자신 역시 연쇄 살인 사건과 필연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 원규는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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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때는 1808년, 제지 기술이 발달하여 나라에 바치기까지 하는 동화도라는 섬에서 종이를 실은 배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것을 조사하기 위해 한양에서 '최차사'(최종원)와 '원규'(차승원)가 동화도로 파견을 오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원규'가 들어온 그 날,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원규'는 조사를 통해 모든 사건이 몇 년 전 제지소의 주인이었던 '강객주'(천호진)의 처형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원혼이 저주를 내리는 것이라며 공포에 휩싸인다. 와중에 현재 제지소를 운영하고 있는 '인권'(박용우)은 그런 마을 사람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폭력으로 다스리려고 한다.

 

'강 객주'(천호진)와 '인권'(박용우)

조사 도중 살인은 다시금 발생하게 되고 '원규'는 '독기'(유해진)를 취조하여 5년 전 '강 객주' 일가의 처형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되는데 지금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모습이 그 당시 '강 객주' 일가가 처형당한 방식과 똑같이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강 객주'는 과거 제지소의 주인으로서 동화도를 관리하며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인물이었다. 신분을 막론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땅이나 집을 빌려주는 등 대인배적 행보를 보이면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망을 얻는다. 하지만 동화도 제지기술의 발전에 도움을 준 한 관리가 신유박해로 죽게 되고 그 사건을 조사하던 조정은 동화도 사람들에게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조달영'(박철민)과 '독기'(유해진)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던 '장학수'를 비롯해 '독기', '장호방' 등 몇 명의 발고자들이 '강 객주'를 모함해 그는 파견된 토포사의 의해 처형을 면치 못하게 된다. '강 객주'에게 도움을 받았던 마을 사람들은 혹시라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봐 그를 외면했고 '강 객주'는 배신감에 '피의 비'가 내린다는 저주를 내뱉고 처형당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그 밀고자들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있던 것. 그리고 '원규'는 진실과 마주하고 범인이 누군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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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및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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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 결말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더 세밀한 평가와 해석을 썼을 텐데 장르적 특성 때문에 결말 부분을 배제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자세한 해석을 쓸 수 없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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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라는 제목은 '강 객주'의 저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로 물든 피', '핏빛 비'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혈우 血雨'의 저주를 두려워하는 마을 사람들과 그 저주를 이행하는 범인, 그것을 추적하는 '원규'의 서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큰 주제는 '인간의 이중성'이다. '강 객주'에게 도움을 받아 부족함 없이 살아가던 동화도 사람들은 그를 신임하고 의지했지만 '강 객주'가 처형을 당하는 순간이 오자 자신들 살기 바빠 그의 호소를 무시한 채 죽음을 지켜볼 뿐이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죄책감인지 그저 저주에 대한 두려움인지 굿판을 벌이거나 부적을 붙여 저주를 피해 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지배적으로 드러내는 인간의 이중성이다.

 

그 이중성이라는 주제와 사극 스릴러라는 장르의 어우러짐 속에서 배우들은 뛰어난 연기를 펼친다. 어느 장면이라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진실을 마주한 '차승원'의 동요하는 연기를 비롯해 주조연들의 연기가 가히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시대극이라는 장르 안에서 자칫 잘못하면 부자연스러운 연기가 나타나기 십상인데 매끄러운 대사와 깔끔한 시선처리, 세심한 감정처리까지 완벽하다. 거기다가 더해지는 음악들은 아주 적재적소다.

 

다만, 이 영화가 청불 등급의 고어한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라는 점이 조금 변수다. <미드 소마>를 볼 때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나올지 모르고 봤다. 글 서론에도 경고했듯이 이 영화에는 처형 장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비위가 약하거나 고어 영화에 취미가 없으신 분들은 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

 

'강 객주'의 하인 '두호'(지성)

또한 영화가 추리극인데도 불구하고 범인의 정체를 영화 중반쯤에서 대부분 짐작 가능한 수준이다. 안 좋게 얘기하자면 다소 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에 매력을 못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추리적 요소를 너무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정도로 그에 대한 설명들이 생략된 채 진행되기도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 뻔함과 속도감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진 않았다.

 

요즘 우리나라의 시대극들은 장르적으로 너무 정형화되어 있거나 어쭙잖은 요소들을 가미하여 영화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인다. 하지만 공포 스릴러라는 장르에 시대극을 더해 그 느낌을 살리면서 훌륭한 스토리와 복선으로 다져진 <혈의 누>에 장르적으로 물음표를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말 다시는 없을 아니, 다시 등장하길 바라는 우리나라의 시대극 <혈의 누>였다.

 

명대사

"놈이 이리 미친 짓을 벌이는 건

분명 그만한 과거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썩지 않고서야 악취가 시작될 리가 없지요."

-원규(차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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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봐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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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날 비슷한 사극은 이제 그만...! 좀 참신한 시도의 사극 없나."

 

👎 "고어한 영화를 보면 토가 나와요."

 

혈의 누(2005)

4 / 5

★★★★